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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지 1
당신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
나의 하루하루는
뒷굽이 닳아버린 전투화를 신고
행군에 나서는 이등병의 발걸음 마냥
불안한 비틀거림의 연속입니다.
대답 없는 당신의 사진을 꺼내어 보는 것도
가파르게 솟아오른 오르막길 앞에서
한 방울 남아있는 수통을 흔들어 보는 것처럼
달랠 길이 없는 갈증의 고통입니다.
밤하늘의 별까지 얼음조각으로 만든
강원도의 바람 속에서
당신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
나의 마음은
군장을 짊어진 두 어깨 마냥
시간의 흐름 속에서
뼛속 깊이 아픔을 더하여 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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